초경량텐트, 노르디스크 텔레마크 2LW

2022. 12. 3. 18:41백패킹/백패킹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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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분류하는 카테고리가 여러가지인데 그중에서 펙다운 없이도 자립이 되느냐 여부를 보는 기준에 따라 자립식텐트와 비자립식텐트로 나뉜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텐트라고 하면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모양이 자립식텐트의 모양일 것이다. 폴대가 끼워져서 돔 형태를 이루는 모양이 대부분의 자립식 텐트의 모양이다. 반면에 비자립식텐트는 폴대가 사용되긴 하는데 반드시 펙다운을 해줘서 스킨에 장력을 가해줘야 모양이 갖춰진다. 

 

나도 처음에는 자립식텐트로 캠핑과 백패킹을 시작했다. 여러가지 텐트 모양에 대해서 잘 몰랐고 남들도 많이 쓰고 있어서 무난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용하기에도 편해서 첫 텐트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립식텐트를 구매해서 사용해왔다. 비자립식텐트를 사용하게 된 것은 X-mid를 사용하면서 부터이다(2022.08.17 - [백패킹/백패킹 장비] - 초겨량 비자립 텐트, Durstongear X-Mid1). 그리고 텔레마크가 나의 2번째 비자립식텐트이다. 

 

텔레마크를 처음 봤을 때 충격이었던 점이 이 텐트를 만드는 회사였다. 노르디스크라면 면텐트만 만드는 줄 알았다. 오캠족들이 사용하는 면텐트로 감성 충만한 느낌의 그런 텐트들만 노르디스크에서 만드는 줄로만 알았었다. 그래서 텐트에 그려진 익숙한 모양의 곰을 보고 흠칫 놀랐었다. 그런데 정보를 조금 더 찾다 보니 꽤나 유명한 텐트였고 성능도 믿을만 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텐트의 특징은 1폴형 비자립텐트라는 점인데 비자립임에도 피칭에 필요한 최소요구 펙 갯수가 단 4개 뿐이다. 피칭도 쉬워서 먼저 2개의 펙을 박고 폴대를 텐트 중앙 슬리브에 넣어 아치를 만든 다음에 반대편에 펙다운을 해주면 끝. 이너텐트가 플라이 안쪽에 체결되어 있어서 피칭이 정말 빨리 끝난다. 제로그램 엘찰텐도 써봤지만 개인적으로 텔레마크가 더 쉽게 설치된다고 느꼈다. 

 

텐트의 겉모양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텐트에서 거주성을 논하면 안된다. 물론 2인용이라서 바닥 면적은 제법 되는데 텐트 전고가 낮아서 등을 구부리고 목을 기울여도 앉으면 머리가 닿는다. 바닥에 누웠을 때에는 이너텐트의 원단이 이마에 닿을랑 말랑 하는데 바람이 부는 날에는 얼굴을 자꾸 건드린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난 이걸 거주성 생각하고 산게 아니라 무게 때문에 산거다..."

 

무게는 정말 가볍다. 대충 980g. 가볍게 만드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너텐트 안에 파우치 겸용 악세사리 포켓 외에는 아무런 구성물이 없다. 천정에 랜턴포켓 하나 정도는 넣어 줬으면 좋으련만... 아 천정에 뭔가 걸 수 있는 고리는 하나 있다. 손가락으로 비벼서 벌려야 구멍이 벌어지는 그런.... 

 

무게가 가볍다는 건 패킹 사이즈가 작다는 장점으로 연결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날진 1리터 물통보다 살짝 큰정도의 크기다. 아 이건 좀 심했나... 음 음료수 1.5리터 패트병 정도 사이즈랑 비슷하다. 아마 그럴 거다. 크기가 작아서 배낭에는 사이드포켓에 넣을 때도 있고 배낭 안에 여유가 있을 때엔 그대로 쏙 넣어버리기도 한다. 이너텐트 실내쪽에 악세사리포켓 겸용으로 사용되는 파우치가 있는데 텐트 입구쪽으로 빼내서 나머지 스킨들을 밀어 넣는 방식으로 수납이 된다. 압출을 위한 웨빙도 달려있어서 폴대까지 수납하기에 용이하다. 나의 경우엔 프레임이 없는 배낭을 사용할 때엔 이 폴대를 배낭 안쪽 등판에 닿도록 넣어서 보강을 하는 용도로도 쓴다. 

 

플라이 재질은 실타프랑 비슷해서 물이 맺히기는 하나 스며들지 않는다. 이너텐트는 솔리드 타입이라서 바람이 들이치진 않는데 출입문 상단에 작은 매쉬망이 있어서 거기로 황소바람이 들어올 때가 간혹 있다. 출입문이 한개라서 진짜로 2명이 사용하기엔 불편할거고 혼자서는 적응하니 편하다. 간혹 발생하는 문제는 출입문 방향을 혼동해서 반대로 텐트를 피칭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펙은 8개가 있고 최소 펙다운 시에 4개, 기본 펙다운 시에 6개, 가이라인까지 펙다운 시에 8개의 펙이 소요된다. 가이라인은 중앙 폴대 양쪽에 고정되는 구조이고 기본 가이라인 길이가 긴 편은 아니다. 4개의 귀퉁이에는 짧은 폴대가 들어가 있어서 머리와 발끝 공간이 확보되도록 도움을 준다. 만약 4개의 귀퉁이에 들어간 폴대의 무게마저도 줄이고 싶다면 폴대를 뺄 수 있어서 빼도 되겠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다. 

 

이너텐트가 솔리드 타입이기에 당연히 동계시즌이 주력인 텐트이다. 그래서 눈이 내리는 환경에서 몇번 사용을 했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바람은 대충 초속 10미터정도 까지는 괜찮았는데 잠을 편히 자기에는 무리가 있고 아무튼 날라가진 않았다. 눈의 경우엔, 플라이 하단에 스커트가 없으나 바닥에 딱 닿도록 되어있는 모양이라서 바람이 분다고 눈이 안쪽으로 들이치는 경우는 적었다. 오히려 눈이 내리는 환경에서는 눈이 텐트에 쌓이지 않고 아래로 미끄러지는 구조라서 플라이 하단의 공간을 눈으로 매워 실내 공기를 가둬주는 기능이 구현되었다. 

 

비자립 특유의 펄럭거림이 있는데 이건 포기하고 써야한다. 난 이제는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텐트를 패킹하고 피칭 할 때엔 정말 만족감이 크다. 다만 텐트 피칭 후 안에 들어가서 매트 깔고 정리 할 때엔 한숨이 나올때가 있다. 겨울에 사용하면서 추가로 좋았던 점이 있는데 실내공간이 좁다보니 내 몸으로 데울 공기양이 적어서 다른 텐트를 사용할 때보다 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건 몸에 딱 맞는 침낭을 써야 더 따뜻한 것과 비슷한 원리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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